매일 연습 (크로키,필사..)

2023.01.09 매일 크로키와 필사하기

M.R. 2023. 1. 10.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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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10개 / 5분 1개 / 손연습

 

아무리 몸과 얼굴을 잘그려도 손과 발이 어색한 그림에서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얻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요.

얼굴과 몸도 연습이 필요하지만 손과 발의 움직임 또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모든 부분이 어색한 부분 없이 자연스러운 자세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매일 필사--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존 그린



후덥지근한 교실의 여름과 절정의 여름,
레몬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이 나
햇살을 받아 연한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
돌아갈 수는 없어도 펼치면 어제처럼 생생한,
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

말미암아 절정의 청춘, 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

밤이면 얇은 여름이불을 뒤집어 쓴 채 네 생각을 하다가도 열기에 부드러운 네가 녹아 흐를까 노심초사 하며, 화성인들이 사랑을 묻거든 네 이름을 불러야지 마음 먹었다가도 음절마저 황홀한 석 자를 앗아가면 어쩌지 고민하던

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

첫사랑, 여름/유지원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 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 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 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칠월/허연



당신은 나를 보면 왜 늘 웃기만 하셔요
당신의 찡그리는 얼굴을 좀 보고 싶은데

나는 당신을 보고 찡그리기는 싫어요
당신은 찡그리는 얼굴을보기 싫어하실 줄을 압니다

그러나 떨어진 도화가 날아서 당신의 입술을 스칠 때에
나는 이마가 찡그려지는 줄도 모르고 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금실로 수놓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당신은/한용운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이런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나는 욕실로 들어가 셔츠를 들어올려 하얗게 줄지어 있는 흉터를 매만진다
처음에는 그 바늘땀이 그 애의 이름자 같다고 생각했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애의 신장이 내 안에서 움직이고 그 애의 피가 내 혈관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어디를 가든,그 애는 늘 나와 함께 다닌다

쌍둥이 별/조디 피콜트


밤 11시 59분에 뛰어내릴 거예요 그대의 시간과 내 시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종엔 그대의 폐부를 어지르는 불꽃이었으면 해요

오늘이 나보다 더 오래된 생을 가졌다한다 오늘이 가도 오늘이 남는 생, 말하자면 일백 년 동안의 오늘을 가지고 태어난 날도 오늘이었고 나는 다만 오늘의 산책자 중 하나일 뿐 영원이 아니다 파랗게 응고되어가는 유리창, 오늘은 비가 내렸고 오늘은 비가 그립다 오늘은 네가 있고 그러나 오늘은 네가 없다 네가 없어서 마으은 대기를 가질 수 없고 너를 낭비하여 쏟아 부운 울음은 목에 걸리지도 않고 흘러나간다 애초에 시간이 아닌 네가 오늘의 존재일 리 없고 나의 소멸이 너인 줄 오늘은 알았으랴 오늘의 부음이 오늘에 당도할 때까지 못 견디는 것이 시간이라 걷는다 한시름 한시름 발육하듯 흘러서 내 신경질적인 촉수가 봉분처럼 뚱그스름해질 때까지 시간의 귓바퀴 꼭꼭 깨물며 걷는다

밤 11시 59분에 뛰어내릴 거예요 그대의 시간과 내 시간의 오차를 이해하며 일 분 동안 낙하하고 찰나에 스치겠죠

고은강/일백 년 동안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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