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12개 / 5분 1개
다양한 자세를 시간내에 잘 볼 수 있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쉽지않네요 못보고 못그린 부분들이 눈에 너무 잘 들어옵니다.
오늘 부족한 부분을 언젠가는 꼭 채울 수 있기를 바라면서
또 그리러 가야겠습니다. ㅎㅎ
--매일 필사--
[인생 / 위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내가 고상한 작품을 썼다고 생각한다.
십 년 전에 나는 한가하게 놀고먹기 좋은 직업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촌에 가서 민요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그해 여름 내내 나는 어지러이 노니는 참새처럼,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햇빛 가득한 시골 마을 들녘에서 빈둥거렸다.
나는 농민들이 즐겨 마시는 씁쓰레한 찻물을 좋아했다. 그들은 대개 차통을 밭둑의 나무 밑에 놔두곤 했다.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찌꺼기가 잔뜩 낀 찻잔을 들어 찻물을 따라 마셨고, 더불어 내 물병까지 가득 채웠다. 그러고는 밭에서 일하는 남자들과 한바탕 음탕한 얘기를 하며 노닥거렸는데, 그럴 때면 내 시답잖은 얘기에 아가씨들이 남몰래 키득거리곤 했다. 그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자리를 떴다.
그 시절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일은 저녁 무렵 농민들의 집 앞에 앉아, 그들이 우물물을 길어 땅바닥에 뿌리며 풀풀 날리는 먼지를 잠재우는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또 석양빛이 나뭇가지 끝을 비추는 정경을 바라보며 그들이 건네준 부채를 들고 소금처럼 짠 음식을 함께 맛보고, 젊은 처자들을 훔쳐보며 남정네들과 한담을 나누던 일 또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나는 밀짚모자를 쓰고 슬리퍼를 끌면서 다녔다. 또 허리띠 뒤쪽에는 수건을 매달았는데, 걷다 보면 그것은 꼭 양의 꼬리처럼 엉덩이 위에서 흔들거렸다. 그런 모습으로 온종일 입을 쫙 벌리고 하품을 하면서 좁은 밭둑길을 느릿느릿 거닐다 보면, 슬리퍼가 팔딱팔딱 소리를 내며 흙먼지를 날리는 게 마치 차바퀴가 털털거리며 지나가는 것 같았다.
난 구불구불 성 안으로 난 작은 길을 바라보았지. 내 아들이 벗은 발로 뛰어가는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네. 달빛만 처연하게 길을 비추는데, 마치 그 길 가득 하얀 소금을 흩뿌려놓은 것 같았어.
[젤다 / 젤다 세이어 피츠제럴드]
내가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리츠 호텔의 재패니스 가든에서 크림을 올린 라즈베리를 먹고 있었다. 꼬마 분수가 시원한 소리를 머금은 공기를 뿜었고, 보석 팔찌들이 쟁그랑댔고, 한여름의 습한 고요가 사람들 말소리 위로 내려앉았다. 나는 그녀가 너무나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이미 오래전에 자신을 뭔가 장식적이고 흥미로운 객체로 규정한 듯, 그리하여 미국적 삶의 필수 요소들과 뒤섞이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 그녀는 너무나 표연했다.
그녀는 해변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고도 아무렇지 않게 새하얀 피부로 나타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겨울에는 하와이인처럼 구릿빛이어야 하고, 겨울에는 투명 코트 칼라에 달린 여우 털처럼 하얘야 한다는 것이 앵글로색슨인의 자기수양에 대한 그녀의 가학적 해석이었다.
만약 더 오래 살았다면 그녀는 무수히 많은 레이스 양산과 기다란 베이지 장갑과 플로피 햇, 그리고 앵무새를 한 마리 소유했을 거다. 게이는 그 어느 것보다 '스타일'을 좋아했다. 나풀거리고 여성적인 스타일. 그리고 자신이 그걸 보유하게 된 것은 기본에 철저했기 때문임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몇 명의 아이를 낳았는지, 몇 백만을 벌었는지, 얼마나 많은 역을 연기했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사자를 길들였는지 같은 것들.
그리고 게이도 여전히 살아 있다. 모든 정처 없는 영혼들 속에. 상류층의 풍속대로 계절을 따라 순례에 나서고, 퀴퀴한 대성당들에서 구릿빛 몸과 여름 해변의 사라진 마법을 찾고, 안정과 성공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의 가능성은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 리츠를 지금의 리츠답게 만들고, 대양 횡단 여행을 이브닝드레스와 다이아몬드 팔찌의 비공식적 업무로 만드는 모두의 마음속에.
모든 곳에는 그곳만의 시간이 있다. 겨울철 한낮 유리 같은 햇살 아래의 로마. 푸른 거즈 같은 봄날 석양에 덮인 파리. 그리고 뉴욕의 새벽 틈새로 흘러드는 붉은 태양. 따라서 당시의 제퍼슨빌에도, 내 생각에는 지금도, 다른 곳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름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은 길모퉁이 가로등들이 깜빡대고 칙칙대며 켜지는 초여름 밤 여섯 시 반쯤에 시작해서, 공 같은 백열 전구들이 나방과 딱정벌레로 까매지고 먼지 자욱한 거리에서 놀던 아이들이 잠자리로 불려 들어갈 때까지 이어졌다.
해리엇은 루이스를 제퍼슨빌의 노랗게 흐느적대는 늦은 오후의 세계로 인도했다. 자동차에 올라 과일이 발치에서 썩어 가는 먼지 자욱한 고광나무 생울타리를 끼고 달리는 세계, 시골 가게 옆 나무통에 시원하게 넣어둔 코카콜라의 톡 쏘는 달콤함과 김이 오르는 멕시칸 핫도그 매대의 군침 도는 세계, 그리고 더위를 피해 일 년이면 아홉 달을 네잎장미 우거진 비탈 아래서 잠자는 마을이 가진 온갖 미스터리의 세계로.
둘은 함께 웃었고, 그녀는 그때 분명히 느꼈다. 삶에 흥미를 잃는 두려움이 두 사람의 호탕하고 낭랑한 웃음에 쫓겨 낡은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허둥지둥 퇴각하는 것을.
어릴 적에 나는 미스 엘라를 사랑했다. 여름에 하얀 캔버스 운동화 속으로 멋지게 곡선을 그리며 미끄러져 들어간 그녀의 높은 발등은 겨울바람이 만든 눈더미처럼 육감적이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레이스 양산을 들고 다녔고, 항상 새처럼 활기에 차 있어서 누군가와 말을 나눌 때도 두 발은 가만두지 못하고 종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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