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연습 (크로키,필사..)

2023.01.02 매일 크로키와 필사하기

M.R. 2023. 1. 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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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터레스트 사진을 참고하여 매일 크로키 연습하기!

    2분 11개 / 5분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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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필사--

 

 

이 도시는 마치 꿈이 이루어지는 장소처럼 생겼다. 보링 백화점 옥상에서 인부들이 롤러로 밀어대는 생생한 타르 냄새, 변호사 사무실로 출근하는 남자가 입에 문, 와인에 적신 시가의 연기, 그리고 보트 언저리의 바닥에 떨어져 깨진 멜론의 희미한 단내, 햇빛 속에서 신문팔이 남자 하나가 뜨거운 소시지와 양파가 든 샌드위치를 먹으며 가방을 깔고 앉아 있는 길모퉁이를 막 지나쳐 사라진 여자의 향수 냄새가 났다. 그곳에서 당신은 자신이 젊다고 느꼈다 - 당신은 실제로 젊었다. 아직 채 열여덟도 되기 전, 일자리를 찾아 래브라도로 떠나기도 전,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남자, 그러나 당신의 영혼에서 다른 무엇보다 큰 부분, 이런 낭만의 조각들이 먹여 살렸으나 낭만이 사라지자 시들어버린 영혼을 이해하진 못하는 남자를 만나기 전이었으니.



 

새들이 속삭이듯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 그리고 찢어지는 듯한 총소리. 아빠를 향한 사랑, 그리고 아빠가 덫의 날에서 녹을 긁어내는 등의 작업을 가르쳐줄 때 보여주는 차디찬 정확성. 트랩라인에서 마시는 김이 피어오르는 금빛 차 한잔, 그다음에 발목까지 동상이 걸리도록 쉴 곳 하나 없이 몇 마일을 걸어 돌아오는 길. 사냥 오두막에 도착하면 아빠는 카리부 뒷다리에서 나온 진액에 검은 가문비나무의 옹이를 칼로 베어내어 사냥용 칼의 뒷부분으로 긁어낸 수지를 섞은 연고로 동상을 치료해 주었다.

 



양상추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은 그날부터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웨인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나이가 지나고 성적으로 성숙해지기 전, 그 깜박이는 창가에 서 있는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월리를 사랑했다.



 

모든 아이들은 빠르건 늦건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집 안에서 어떤 종류의 사랑을 받았건, 강력한 사랑, 실패한 사랑, 아주 복잡한 사랑, 두려움이나 염려의 보호막을 통해 아이를 따뜻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랑. 그 보호막은 언젠가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병원에서의 그 밤 이전까지 어머니의 보호막 속에 있던 웨인도 이제 젊은이들이 원하는, 이름붙일 수 없는 신비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재신타를 향해 느끼는 슬픔은 자식들이라면 누구나, 자신들이 탄 배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부둣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있는 부모들이 점점 작아져 가는 모습을 볼 때 느끼는 슬픔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잠시 따끔한 다음에 곧 청량한 바람에 녹아 사라져 버릴 슬픔이었다.



 

그는 부엌 창밖, 비닐 수지로 만든 옆 방갈로의 외벽을 바라보았다. 방갈로 너머로 언뜻 보이는 하늘은 한 조각의 영원 같았다. 그는 자신이 있건 없건 다를 바가 없는 어떤 도시에 자신을 아무렇게나 덧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애너벨 / 캐슬린 윈터]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밤의 몇 페이지를 넘겼는지 아세요?
별을 주워 담아 꿰어도 우울의 실타래는 줄어들지 않아요.
방 안에 어둠이 먼지처럼 떠있고 나의 새벽은 절뚝거려요.
바람은 불고 창문은 턱뼈를 삐걱거리며 내게 말을 걸어요.
듣고 싶지 않지만 나는 알아듣고 있죠.
오늘 내가 확 죽어버릴 것 같대요. 모든 사물이 나를 훔쳐보는 것 같아요.
빛으로 숨고 싶지만 내가 너무 짙어요.
나는 거울에 비치지 않고 벽지의 무늬보다도 희미해요.
너무 무섭게 말이에요.
성대의 주파수를 아무리 바꿔봐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죠.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어요.
내가 묻지 못해도 나에게 제발 말해주세요.
내가 행복한 적이 있었나요?

무인도/서덕준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은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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